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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여름을 좋아하는 법, 소다 젤리 본인이 추위를 타는 사람인지 아니면 더위를 타는 사람인지 알아보고 싶다면 방법이 하나 있다. 더우면 덥다는 생각밖에 하지 못하게 되는가? 아니면 추울 때 춥다는 생각밖에 하지 못하게 되는가? 둘 다 그렇다면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전자다. 추우면 아 춥다, 코코아나 수프 같은 따뜻한 게 먹고 싶다, 치즈가 쭉 늘어나는 그라탱도 좋을 것 같은데, 그치만 김치찌개도 괜찮아 등 언제나처럼 잡생각 내지는 먹을 궁리를 끝도 없이 할 수 있다. 하지만 더우면? 덥다. 덥다고. 덥단 말이야! 왜 더운데 나는 밖에 나와 있는 거지. 왜 여기는 에어컨을 이거밖에 안 틀지. 언제까지 덥지. 덥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러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수급을 위해 이번 카페에서 다음 카페로 가는 루트를 생각할 .. 더보기
조건부 사랑, 마롱 글라세 풍 바닐라 밤절임(정연주)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말하려면 그 대상이 어떤 형태를 띠어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 가벼운 강박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면서도 시시때때로 곱씹는 주제다. 하지만 결론이야 어떻든, 가을의 결실이자 겨울의 주전부리인 밤만큼은 달콤해야 애정이 샘솟는다. 그래, 반드시 달아야 한다. 어릴적 만화 속에서 보던 것처럼 화로에서 군밤을 굽는 시절도 아니고, 길거리에서 파는 군밤을 사 먹는 일은 절대 없다. 얼마나 익혔는지 그야말로 고무처럼 질기기 일쑤니까. 어머니가 간단하게 삶은 밤을 반으로 잘라 주면 작은 그릇을 든 것처럼 찻숟가락으로 파먹곤 했지만, 꼬물거리며 먹는 재미가 있었을 뿐이지 부슬부슬한 밤맛의 매력에 이끌리지는 않았다. 처음 밤을 먹고 놀란 순간은 뜬금없이 서커스를 보러 갔을 때 좌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