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즙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한여름의 포도주스 한여름의 포도주스(정연주) 자취생에게 밥과 라면은 주식, 김치와 참치는 주식을 먹기 위한 부식, 그리고 과일은 사치품이다.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정말 살 수 있을까? 자취를 하던 대학생이 이상하게 잇몸에서 출혈이 심해 치과에 갔더니 괴혈병이라더라, 이제 돈가스에 딸려 나온 양배추까지 집어 먹는다더라, 괴담 같지만 젊음을 갈아넣다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대학가 원룸촌, 최소한의 영양소로 끼니를 때우며 바쁘게 오가는 자취생이 모여 사는 동네 마트의 과일 코너는 뭔가 다르다. 과일의 종류가 많지 않을 뿐더러 최대한 소분해서 천 원 단위로 포장되어 있고, 그나마도 제때 다 팔리지 않아 무르고 상해 있기 일쑤다. 그렇게 성한 부분만 뜯어내 포장한 감귤 쪼가리나 바닥이 물크러진 자두 세 알이라..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