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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 델리의 인생 샌드위치, BLPT [정연주] 에버 델리의 인생 샌드위치, BLPT 고백하건대 나는 찐감자를 밥이나 빵과 맞교환을 하면 했지, 감자를 좀처럼 반찬으로 먹지 않는다. 탄수화물이 겹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니까! 감자 러버로서 감자는 메인으로, 죄책감 없이 즐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어느 순간 확립한 원칙이다. 하지만 서촌에 자리한 ‘에버 델리’의 BLPT 샌드위치 앞에서는 하찮은 내 원칙 따위가 설 곳이 없다. 보통은 베이컨(B)과 양상추(L), 토마토(T)를 넣은 BLT 샌드위치를 주로 판매하지만, 에버 델리에서는 치즈와 멋지게 어우러지는 감자(P)를 넣어서 BL’P’T를 선보인다. 후배의 인생 최고의 샌드위치라는 말에 그렇다면 먹어봐야지, 하며 호기롭게 맛본 결과. 뭐, 빵과 맞교환을 하지 않으면 감자를 먹지 않아? .. 더보기
어딜 봐도 그림엽서, 체스키 크룸로프 꿈 같은 중세 마을의 풍경을 간직한 체스키 크룸로프. 그냥 고개만 돌리면 어디든지 예쁘다. 오직 셔터 누르는 법밖에 모르는 아마추어라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그림엽서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타박타박 걸어서 반나절이면 다 돌아볼 수 있는 자그만 마을은 가까이서 보면 아기자기하고, 햇빛을 받으며 반짝일 때 체스키 크룸로프 성에 올라서 내려다보면 내가 이걸 보기 위해서 집을 떠나온 거지, 싶다. 체스키 크룸로프 성은 체코에서 두 번째로 큰 성. 특히 여기 오르면 모두가 끊임없이 사진을 찍기 바쁘다. 주황빛 지붕이 옹기종기 늘어선 마을 풍경을 찍고, 마을을 휘감으며 흘러가는 블타바 강을 찍고, 체스키 크룸로프를 만끽하는 자신을 찍는다. 그리고 나는 아빠를 찍었다. 수년 전 가족끼리 광안리 불꽃축제를 볼 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