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IC:7] 빙수의 공식, 빙수101(정연주)
한여름에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고수하고 찬물 샤워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는 사람마저 체면불구하고 얼음물을 들이키게 만드는 역사적인 더위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체력도 의욕도 송두리째 앗아간 뜨거운 열기여, 내 비록 올해는 이제나 끝날까 저제나 멈출까 허우적대며 굴복하고 말았지만 다음부터는 갖은 방법으로 물들이고 치장한 얼음 가루를 흩뿌리며 너희를 물리치고 말리라.
이토록 격앙된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폭염에 뇌 한 쪽이 익어버린 모양이다. 예상치 못한 더위에 미처 방어 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흐물흐물 녹아버렸던 이번 여름, 칼을 가는 심정으로 어떤 빙수든 만들어낼 수 있는 빙수의 공식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원하는 맛을 내는 요소를 갈기갈기 해체한 다음, 각 공식에 맞춰 대입하기만 하면 레시피를 완성할 수 있는 간단명료한 빙수101 공략법이다.
부디 폭염 따위에 지지 않는 빙수를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일말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Writing&Drawing 정연주
Blog: 같은 주제 아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모임, 『노네임 포럼』 http://nonameforum.tistory.com/
'음식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가리고 아웅하기, 치즈버거 샐러드 (2) | 2016.09.19 |
---|---|
빵과 샌드위치의 마리아주 (4) | 2016.09.04 |
잃어버린 풍미를 찾아서, 올리브 마리네이드(정연주) (2) | 2016.08.05 |
한여름의 포도주스 (0) | 2016.07.24 |
긴급 처방전, 머그컵 브라우니 (0) | 2016.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