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과를 구우면? 곶감 캐러멜 파운드케이크다 눈 앞에 산처럼 쌓아놔도 멀뚱멀뚱, 말라 비틀어지도록 도무지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던 재료가 있었으니 바로 곶감이다. 아니, 이건 음식이 아니라 장식이지. 줄줄이 꿰여서 처마 근처에 걸려 있으면 정감 넘치고 홀수로 차곡차곡 쌓아두면 제삿상인 허연 장식품 아닌가? 턱이랑 치아가 약해서 '씹고 뜯는 맛'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 동글납작한 곶감은 너무 질겨서 먼 그대다. 단감도 딱딱해서 별로다. 오로지 씨를 뱉을 일도 없는 부드러운 홍시만이 감나무의 존재 의의다. 라고 생각했다, 수정과에 담근 반건시를 먹기 전까지. 계피와 생강의 맵싸하고 알싸한 향을 잔뜩 머금은 부들부들 촉촉해진 곶감이라니, 적당히 쫀득해진 홍시같잖아! 숟가락으로 톡톡 건드려서 껍질 속만 파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곶감은 맛있구나... 더보기 무엇보다 버섯다운 수프를 끓이리 동화 속 나그네는 단추 하나로 맛있는 수프 한 단지를 끓였다던가. 온 동네 부엌의 자투리 재료를 끌어 모아서 폭폭 끓여 여럿이 나누어 먹었으니 맛있는 수프의 기본 요소를 전부 갖춘 셈이다. 수프란 건 그렇다. 기본만 알면 얼마든지 그때그때 냉장고 속 사정에 맞춰 적당히 맛있게 끓일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버섯 수프만큼은 성에 차게 끓이려면 약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평소 수프를 끓이는 법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수프는 토마토나 채소 베이스의 맑은 수프가 아닌 부드러운 크림 수프다. 일단 기본적으로 감자와 양파를 준비한다. 그리고 수프의 주인공인 채소를 결정한다. 옥수수, 브로콜리, 렌틸, 단호박 등이 되겠다. 모든 채소를 잘게 썰어서 버터에 달달 볶다가 닭육수를 붓고, 아니 맹물과 치킨스톡 큐브를 넣.. 더보기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2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