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풍미를 찾아서, 올리브 마리네이드(정연주) 잃어버린 풍미를 찾아서, 올리브 마리네이드(정연주) 마르셀 프루스트는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고 나서 장장 7편, 총 16권에 달하는 유년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냈다. 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와인을 마실 때마다 겪어본 적도 없는 가면무도회며 춤추는 소녀의 정경을 떠올린다. 만일 바닷물에 발 한 번 담가본 적 없는 손님이 지중해의 꿈을 꾸도록 만들고 싶다면, 여기 단 한 가지 해결책이 있다. 바로 올리브 마리네이드다. 올리브는 날로 먹을 수 없는 과실이다. 쓴맛을 내는 석탄산 계열 물질 때문에 도저히 나무에서 따자마자 베어물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알칼리성 용액에 올리브를 담가서 쓴맛을 제거하고 발효시켜서 먹을 수 있게 만든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소설 에는 단단한 녹색 올리브, 농익은 보라색 올리브 등.. 더보기 한여름의 포도주스 한여름의 포도주스(정연주) 자취생에게 밥과 라면은 주식, 김치와 참치는 주식을 먹기 위한 부식, 그리고 과일은 사치품이다. 먹지 않아도 살 수 있으니까. 하지만 정말 살 수 있을까? 자취를 하던 대학생이 이상하게 잇몸에서 출혈이 심해 치과에 갔더니 괴혈병이라더라, 이제 돈가스에 딸려 나온 양배추까지 집어 먹는다더라, 괴담 같지만 젊음을 갈아넣다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대학가 원룸촌, 최소한의 영양소로 끼니를 때우며 바쁘게 오가는 자취생이 모여 사는 동네 마트의 과일 코너는 뭔가 다르다. 과일의 종류가 많지 않을 뿐더러 최대한 소분해서 천 원 단위로 포장되어 있고, 그나마도 제때 다 팔리지 않아 무르고 상해 있기 일쑤다. 그렇게 성한 부분만 뜯어내 포장한 감귤 쪼가리나 바닥이 물크러진 자두 세 알이라.. 더보기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28 다음